유난히 섹스에 대한 충동을 느낄 때나 성감이 증대되는 섹스에 대한 바이오리듬이 있을까? 갑자기 성욕이 증대돼 하지 않으면 못 견뎌디는 시간대와 계절이 정말로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예스’다. 이 질문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남성은 남성호르몬(특히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남성호르몬의 혈중농도에 비례해 성욕이 고조된다는 것은 익히 보고된 바 있다.

남성은 잠에서 깨어난 직후 성욕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아침 밥상머리에서 거사를 치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부인에게는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에서 측정한 남성호르몬 수치에 대한 보고에 따르면 봄에는 아침에, 가을에는 오후에 남성호르몬 수치가 최고에 도달하고 이때 성욕과 성감이 최고치라는 보고가 있다.

남성의 ‘성 바이오리듬’에 대해서는 이쯤하고, 여성의 성욕과 성감이 높아지는 때를 알아보자. 여성은 월경주기와 계절과의 관계가 밀접하다. 미혼여성인 경우 섹스는 배란 전후해 많고 오르가슴의 빈도도 이때 높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성호르몬이 이때 최고치를 나타내는 것과 무관치 않다.

백야의 나라 핀란드에서는 햇빛이 많이 쏟아지는 시기인 5~7월에 임신율이 최고임이 보고된 바 있다. 즉 일조시간이 여성의 성감과 성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일조시간이 길고 햇빛이 강렬한 여름이 추운 겨울보다는 배란일이 며칠 더 빠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바캉스 베이비’라는 말도 있는가 보다.

남성은 이와 반대다. 80년대 한 불임학회의 보고에 의하면 미혼남성의 정자수는 기온이 내려가고 일조시간이 짧아진 가을철에 정자 제조능력이 증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환의 정자 생성조건이 체온보다 2도 낮은 저온에서 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즉 남성은 겨울에 강하고 여성은 여름에 강하다.

이왕 내친김에 남자이야기를 더 해보자. 현대의 남자들은 자동차나 사무실의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많아졌다. 이러한 생활습관은 고환의 온도를 지속적으로 상승시켜 고환의 정자 생성능력을 저하시킨다. 꼭 끼는 의복도 온도상승의 원인이 된다.

네덜란드에서 96년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24시간 꼬박 음낭을 압박해 통풍을 방해하는 밀착된 하의를 입은 남자와 헐렁하고 통풍이 잘되는 속옷을 입은 남자의 정자의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자가 훨씬 정자수가 적고 운동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남자의 정자수가 정액 1cc당 2,000만마리 이하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남자는 불임이 된다. 인간의 정자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스트레스와 흡연, 지구의 온난화에 의해서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남성 불임환자들이 비뇨기과를 찾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92년에 발간된 영국 의학저널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21개국 남자의 정자수가 정액 1cc당 1억1,300만마리였으나 50년이 흐른 90년에는 6,600만마리로 45%가 줄어들어서 이 정도 속도로 남자의 정자수가 줄어들면 100년 내에 남자의 생식능력은 바닥날 것으로 예측, 현대 남성에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결과를 불임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남성의 불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여름보다는 고환을 차게 할 수 있는 겨울에, 여성의 불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겨울보다 자궁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여름에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